저는...29살때 부터 마흔이 넘는 지금까지 정신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 얘기를 할 수 있게 되어 이제서야 조금씩 부처님을 만나고 의지할 수 있는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나마 털어놓을 수 있는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동안의 제 삶의 부분을 신자분들 여러분께 말하게 되네요

그동안 어머니가 가족 중에선 유일한 불교 신자이셔서 예전부터 정말 열심히 저를 위해 기도해주십니다

요즘도 어쩌다 엄마가 새벽에 깨시는 날이면 카톡이나 문자로 어김없이 동영상 링크를 보내주구요

누구는 어떻더라 이건 이러니까 너와 비슷하니까 꼭 듣고 사경해라 꼭 기도해라

어쩔 땐 돌아가신 아버지를 본다거나 지옥을 꿈꾸고 귀신을 보고 이상한 소리 들리고

악몽을 꿨다고 새벽에 깨곤 하면 어머니도 깨셔서 법문을 꼭 틀고 자라고 하십니다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괜찮을때도 힘들어할때도

절대적으로 강압적으로 기도하라고 시키시고 부처님 말씀 하시는게 너무 싫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교회를 다녔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찬송가책과 성경책을 태워버리셨는데 그래서인지

엄마와는 다르게 교회에 대한 미련이 많습니다

정신병원에 입원 했을 때 입원 환자들 모두가 다 하느님,예수님 하며 기도를 합니다

저도 분위기에 따라서 환자들과 같이 찬송가도 부르고 예배도 드렸습니다

그래서 인지 부처님께 드리는 기도보다 하느님 하며 기도를 한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단 한명도 부처님을 찾고 불경드리는 환자가 없습니다..

저는 29살때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정신병원을 입퇴원 하면서 이 병원 저 병원 안가본데가 없을정도로

입원을 몇달씩 길때는 1년 이상 입원을 했었습니다

내년에 마흔하나가 되는 저는 십몇년 동안 병원에 입원치료는 물론이고 퇴원후에도 외래를 다니고 있습니다

올해도 심한 증세가 보여서 3개월 동안 입원을 했었고 지금은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회복중입니다

저에게 회복중이란 29살 이전에 괜찮았던 그때가 아닌 그저 조금이라도 남들처럼 평범한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십몇년전 처음 병이 생겨 입원했을때 그 두려움은 아무도 모를겁니다

그렇게 울고 소리 지르면서 병원가기 싫다고 제발 살려달라고 어머니께 매달리면서 애원하고 통곡했는데

마치 혼자 지옥불에 들어가는 것과 같았습니다

가족조차도 사람이 아닌 귀신으로 생각되고 보이니까요

병원에 들어가면 독방에 들어가서 항상 진정제 주사를 먼저 맞습니다

그리고선 환자복을 입으라고 주고요..

울다 지쳐 진정제로 안정되면 위로하듯 물과 휴지 등을 줍니다..

그러다가 잠이 들거나 어느정도 괜찮아지면 방에서 나오게 하고 자유롭게 다니게 합니다

처음 낯선공간 낯선사람들...저를 무서운 눈으로 째려보며 쳐다보는 사람,저를 보며 웃는사람

모두가 사람같이 안보입니다...

정신병원하면 모든 병원이 폐쇄 병동이라

지금도 병원내에 있는 공중전화 카드로 쓰는 공중전화가 아니면 가족과도 전화도 힘듭니다

간식비라고 가족들이 넣어주면 그걸로 과자,빵,음료수 등을 사먹구요..

가족들이 면회라도 오는 날엔 병원 환자들 난리납니다..

혼자 병원 침대에서 잠만 자고 먹고 싸고...그러다가 몇 일...1주일..한달이 지나면 언니,동생하면서 환자분들과 친해지구요

간호사님,보호사님 이러면서 일하시는 분들과도 친해집니다

그렇게 10년이 넘을 때 동안 스무번도 넘게 입원했을 겁니다

입원한 병원이 너무 많아서 기억도 못 할 만큼요

정말...가서는 안되는 곳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우리나라에서 병원비가 제일 싸고 후진곳...

죽지않고 살아도 살아있는 사람이 아닌...그런 지옥 같은 병원에서도 4달을 살았습니다..

병원에 퇴원을 하고 외래를 다니면 가끔 심리 검사를 합니다

올해 병원 입원을 하고 나와서도 했구요

그때그때마다 다 심정이 달라 결과도 다 다르게 나오지만

기억에 남는 검사지의 물음이 있습니다


현재 나는 벌을 받고 있는것같다

아니다,그렇다,조금 그렇다,매우그렇다


저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매번 매우 그렇다 입니다...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해보면

제가 처음 29살때..20살 대학다닐때 알고나서 4년 넘게 만나고 있었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그땐 너무 어렸어서 매일 술 마시고 외박하고

어머니께 말도 없이 집에 안 들어가고 전화 안받고...

그때 제게...아기가 생겼었습니다

담배를 피던 저에게 갑자기 냄새도 역하고 밥맛도 없고

혹시 몰라서 임신 테스트기로 해봤더니 두줄이 나오더군요..

산부인과를 가서 초음파 했더니 의사가 정말 축하한다고 하시면서 아기가 생기셨네요 그러셨습니다

당황하고 믿기지가 않아서..

초음파 사진 한장에 아기한테 좋다는 약은 다 사왔습니다...

그리고선 남자친구한테 얘기했더니

당장 첫마디가 너 요즘 집 값이 얼마인줄 알아?!! 라고 하더군요

제가 아기 생겼다고 같이 살자고 한것도 아니고

만난게 4년인데 나를 이렇게 모르나..내가 이놈을 몰랐네하며 후회되더라구요..


나 임신했어..그 한마디에 전 모든걸 잃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 일에 대해 벌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한 행동 때문에...저도 항상 느낍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제가 가지고 있는 정신병과

언제까지 먹어야할지 모르는 조울증약...

퇴원한지 3개월이 되어갑니다..

언제 또 이상해져서 정신병원에 입원할까

어머니는 일다니시고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지금

혼자 밥먹는거 혼자 자는거 홀로인것이 두려울때가 많습니다

저가 하는 행동으로 또 어떤일이 일어날지

과거,현재,미래 전 모든 것이 두렵지만

죽지 못해 다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친구..한분뿐인 어머니,하나뿐인 남동생

이게 저의 전부지만

완치라는...정말 간절하게 원하는것이 있으니 저도 힘들때 부처님을 믿고 의지해보려고 합니다

정신병원 환자에겐 완치라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저는 평생 약을 먹어야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정신병원에 쓴 돈만 해도..어머니가 꿈에 그리던 내집마련 정도는 될것 같습니다

정신병은 보험치료도 안되어..돈이 없으면 치료 받기도 힘듭니다

돈때문에 회복해 가는 지금의 단계에서

가족의 성화 때문에 알바라도 구하고 있지만..

마음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또 이상해져서 입원할까 좋은 일자리 편한 일자리만 찾게 되고


다시 예전처럼 회사를 다닌다는건 아직은 꿈도 못꿉니다


그래도 병원에 입원하고 있지 않을 때 일상 생활때에는 인터넷 쇼핑몰 근무를 항상 했었어서

지금..돈을 빌려 쇼핑몰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한달에 두세번정도 밤도 새우고 열심히 하고있습니다...

제가 할 줄 아는건 이것 뿐이니까요..

시작한지 얼마 되지않아..하루 쇼핑몰 방문자 수 와 팔리지 않는걸 느끼면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픕니다..

저 좋자고 시작한 일인데 또 돈때문에 가족들 힘들게 할것 같아서요

이제 힘들때..외로울때..

막막할때...

부처님께 기도 드리러 절에 가야겠습니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제가 살아온 나쁜 행동에 대해 용서를 받고

벌을 받아 죽어서 지옥에 가는 일은 없도록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해야겠습니다

기도하는법을 모릅니다

어떤기도를 해야하는지도 모릅니다

스님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무작정 하는 기도가 아닌..그래도 조금이라도 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도

미래를 알 순 없지만

지금에 닥친 상황이라도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어떤 기도를 해야하는지 알려주세요

그리고..절에 예전처럼 어머니와 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맘처럼 되지 않습니다

달게 받겠다는 벌도 용서 받고 싶다는 마음도

다 거짓인가봅니다

절에 가는 것이 무섭습니다..

부처님께 제 기도를 드리는게 죄인것 같습니다